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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의 시집 101] 찬물 한사발로 깨어나 : 박종권 시집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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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의 시집 101] 찬물 한사발로 깨어나 : 박종권 시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종권 
  • 출판사실천문학사 
  • 출판일200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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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95년 1월 20일 새벽 3시 강남의 압구정동 모 카페 옆 노상에 버려진 시인이 있었다.

시인 박종권은 그렇게 세인의 이목을 끌며 죽음을 당했지만 그 이름은 우리들에게 그렇게 익숙하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생전에 시집 한 권 내지 못했고, 대중적인 지면을 메우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판소리가 벌어지는 마당에서 더욱 이름을 떨치던 소리꾼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시와 소리에 남다른 재주를 보였던 시인은 일생을 시와 소리로 살았다.

시와 소리로 채워진 삶이라…… 그가 취한 것은 예인다운 자유로움이었을까 아님 장인다운 순결성이었을까?

이제 우리는 그가 남긴 시편을 들춰보며 그의 삶의 궤적을 쫓아볼 수 있을 것이다.

소리꾼이 타고난다면 시인 박종권이 난 고향은 대체 어떤 곳인가.

“고흥반도 가래수 마을/앞바다에 섬들이 몇 개 떠서/날이 궂으면 상여꽃처럼 울고/을미년 동학군 한 사람이/이 섬 뒤지면 저 섬 건너가고/……/그 붉은 황토의 땅 끝”(「내 고향 남쪽 바다 2」) 비릿한 바다 내음과 더 비릿한 황토를 가진, 동학군이 넘어가고 한하운이 울며 넘던 ‘풀어내지 못할 원한이/이제 너무 깊이 쌓’인 곳이다.

원한이 쌓이면 소리가 되는 것일까. 그에게 소리는 쌓인 한숨 갈가리 찢어버릴 그 무엇이다. ‘그 무엇이 수렁 속에서 솟아난/한 송이 연꽃처럼/우리들의 가슴을 새벽마다 벙글게 하느냐/……/그 누가 무덤 속에서 솟아난/수천 수만의 꽃송이 같은 그대를/우리들의 가슴마다 피어 흐르게 하느냐(「북1」)

박종권이 소리꾼이 된 것은 오랜 인연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의 외증조부와 절친한 사이였던 국창 김연수는 전남 고흥 외증조부댁에 자주 머물며 소리를 했다.

그리고 군대 제대 후에는 박봉술 선생으로부터 <적벽가>를 배우고 진봉규 선생을 사사하고 조상현, 오비연, 신영희 등 국악인들과 교유하면서 소리를 익혀갔다.

그리하여 1994년 7월에는 전남 고흥에서 그 고을 문화원 초청으로 창작 판소리 <전봉준>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공연은 동학농민혁명 백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장효문 시인의 서사시를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판소리 대본을 만들고 본인이 직접 소리를 했다.

‘이제 떠나는가 밤배가 되어/저 바다에 붉은 까치놀이 떠들어와/뱃머리 탕탕 쳐서 시간을 재촉할 때/막소금같이 얼어붙은 눈물/허공에 흩뿌리고……’(「밤배」) 앞에 인용한 시는 본인의 죽음을 예감케하는 그가 남긴 마지막 시이다.

시인으로서도 가인으로서도 큰 명성을 얻지 못했기에 그 짧은 생은 주위 사람들을 더욱 슬프게 한다.

그러나 명성을 외면한 대신에 시인이 택한 자유로움과 순결성은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든 비극적 운명에 굴복한 것이든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자주 떠나는 자에게 그리움이 많다던가. 현실에 안주하지 못한 시인의 영혼이 방황하는 길목마다 여지껏 그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가 남긴 소리, 시, 친구들, 고향 들에서 우리는 그의 이미지를 읽는다.

허망으로 끝나버릴 삶, 그 삶을 관통하며 산 시인이 남긴 글을 읽으며 이 겨울 짓푸른 긴장으로 깨어나볼 일이다.

저자소개

1954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광주서중,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유학을 공부했다.

1984년 인간문화재 김명환 선생에게서 판소리고법을 전수받고, 1986년 『민중시』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민족문학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부위원장 역임.



1995년 1월 타계.

목차

책머리에<br /><br /><br /><br />제1부 새봄에 치는 북
밤배
落花
풍류
短歌
가을편지
새타령
세한도
심청
보성강에서
까치집
새봄에 치는 북<br /><br /><br /><br />제2부 찬물 한 사발로 깨어나
목련꽃 필 때
赤壁
돌거북 등에 올라
딱따구리
多島海
早春
난지도 風情
어느 봄날에
겨울入山
진월포에서

찬물 한 사발로 깨어나<br /><br /><br /><br />제3부 내 고향 남쪽 바다
내 고향 남쪽 바다 1
내 고향 남쪽 바다 2
내 고향 남쪽 바다 3
내 고향 남쪽 바다 4
내 고향 남쪽 바다 5
범 1
범 2
북 1
북 2
칼 노래 1
칼 노래 2<br /><br /><br /><br />제4부 우리가 버린 핏덩어리 목숨 하나
지구는 오늘도 숨가쁘게 돌아가고
누가 그 이름 불렀는가
이런 봄날엔

씨알 하나를 받아 가지기 위해
비바람 치는 봄날에
雨水에
아! 天安門
靑牛에게
푸른 솔바람으로
祭文
우리가 버린 핏덩어리 목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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